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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이야기

골다공증에 대해 제대로 알자~

어머니가 얼마전 종합검진을 하셨는데 골다공증 초기라고 하셨어요
지금은 약이 너무 독해서 드시지는 못하고, 열심히 운동만 하시는데`~ 골다공증에 대해
공부중입니다.

“얼마 전부터 몸살처럼 자꾸 곳곳이 쑤시고 피로하더군요. 감기인가 싶어 집 앞 내과에 가봤는데 저보고 골다공증이라네요. 제가 만 32세인데, 골다공증은 50대 후반이나 60대쯤 되어야 생각하는 병인 줄 알았어요. 제가 쑤시고 아팠던 게 다 골다공증 때문일까요?” 네이버에 올라와 있는 질문이다. 골다공증을 넣고 검색을 하면 이런 질문들 이외에도 하루에도 수십 개의 기사가 뜨는 걸 볼 수 있는데, 이건 사람들이 그만큼 이 병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 골다공증은 도대체 왜 생기며, 얼마나 위험한 병인가?

 

 

골다공증은 뼈가 덜 단단해서, 쉽게 부러지는 질환을 말한다

골다공증은 뼈가 덜 단단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는 질환을 말한다. 뼈가 단단한지 여부는 뼈의 질과 골밀도에 의해 결정되는데, 뼈의 질을 측정하는 건 현재로선 불가능하므로 그냥 골밀도만 가지고 판정을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젊은 성인들 평균치의 2.5 표준편차 이하의 골밀도, 3% 이하인 경우를 골다공증으로 정의하고 있다. 골밀도는 30세 전후에 최고에 도달한 뒤 5년마다 2%씩 감소되고, 폐경 후에는 이보다 3배쯤 빠른 속도로 감소를 하게 된다. 골다공증이 여성의 질환으로 알려진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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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는 골다공증 환자가 약 800만명 정도 있고, 골다공증까지 진행되진 않았지만 골밀도가 조금 떨어진 골감소증 환자는 2,200만명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골다공증 환자가 몇 명이나 있는지 전국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최근 50-79세의 성인 4천여 명의 척추뼈를 검사한 결과 여자는 40.1%, 남자는 6.5%가 골다공증에 해당됐다고 하니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나이가 많고 술을 마시고 운동을 안 하시는 여성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골의 소실은 뼈를 만드는 활동과 흡수되는 과정의 불균형에서 발생한다. 보통은 골흡수가 먼저 시작되고 그 자리에 다시 뼈가 만들어져 균형이 이루어지는데, 이 조화가 깨져 골흡수가 더 많아지면 골밀도가 감소하게 된다. 사람의 많은 부분이 그렇듯이 골밀도도 유전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예컨대 부모 중 한쪽의 골밀도가 낮은 경우 자녀도 골밀도가 낮을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4.3배가 높고, 부모가 모두 낮은 경우에는 8.6배나 높아진다. 그러니 결혼을 할 때 배우자 부모의 뼈가 튼튼한지 살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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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아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위험요인이다. 갑상선 근처에 있는 부갑상선에서는 부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는데, 이건 뼈의 흡수를 담당하는 파골세포를 더 많이 만들어내 뼈 흡수를 증가시키고, 칼슘을 밖으로 빠져나가도록 함으로써 골밀도를 감소시킨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부갑상선호르몬이 증가되니, 골다공증의 위험이 증가될 수밖에 없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파골세포를 억제하는 기능이 있는데, 폐경 후 에스트로겐이 감소되면 파골세포가 더 많이 만들어짐으로써 골밀도가 감소하게 된다. 

알코올 중독은 골다공증의 발병률을 증가시키고,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에서는 비타민 D와 칼슘을 잘 흡수하지 못하게 돼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운동을 하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우리 뼈는 힘을 좀 받아야 단단해지는지라 역기 같이 무거운 걸 드는 운동을 하면 뼈가 더 많이 만들어져 골밀도가 증가한다. 그러니 운동을 안하고 집안에만 있거나 체중이 너무 덜나가 뼈에 하중을 실어주지 못하면 골밀도가 감소한다. 그밖에도 여러 가지 약물이 골소실에 기여하는데,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당질코르티코이드는 골흡수를 증가시키고 골형성을 줄이는 대표적인 약제다.

 

 

골다공증은 별다른 사전 증상이 없다, 정기적인 골밀도 측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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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은 별다른 증상이 없다. 그래서 방심하기 쉬운데, 자칫 잘못하면 뼈가 부러지는 치명적인 사건이 초래되는 게 문제다. 가장 문제가 되는 부위는 척추뼈다. 정상적인 척추 뼈는 몸무게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하중을 견딜 수 있지만, 골다공증 환자는 단순히 몸을 앞으로 구부리기만 해도 척추뼈가 부러질 수 있는데, 특히 물건을 양손으로 든 상태에서 허리를 갑자기 펴는 건 “내 허리 잡아가라”고 비는 것과 같다. 그러니 골다공증 환자는 바닥에 있는 건 웬만하면 다른 사람을 시켜서 줍게 해야 하고, 주위에 아무도 없다면 반드시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물건을 몸에 가까이 해서 들어 올려야 한다.

  척추뼈가 부러지는 이외에 대퇴골이 부러지는 것도 골다공증의 중요한 합병증으로, 특히 대퇴골의 목 부분이 잘 부러진다. 나이가 들어 골밀도가 감소된  분들은 넘어질 때 대퇴골 목이 부러지는 경우가 흔한데, 이 경우 수술을 해도 계속 누워 있어야 하고, 혈전증을 비롯해 다른 치명적인 증상이 수반될 수 있다. 그러니 나이 드신 분들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자. 이밖에 손목이나 갈비뼈 등도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가 부러지기 쉬운 부위다.

웬만큼 골밀도가 감소하지 않았다면 X-ray 사진은 대개 정상이다. 그래서 골밀도측정이 필요하다. 척추와 대퇴골의 이중에너지 방사선흡수법(DXA, 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이 가장 널리 쓰이는데, 이건 방사선이 인체를 투과할 때 투과물질이 얼마나 투과되는지를 측정함으로써 골밀도를 잰다. Z-score는 그 결과를 대상자의 성별, 나이별 평균치와 비교한 것이고, T-score는 그걸 젊은 정상인의 최대 골밀도와 비교한 거다. T score -1 이내면 정상, -1에서 -2.5 이내면 골결핍, -2.5 이하면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골다공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칼슘 섭취와 운동 등 다양한 예방활동이 필요하다

1. 칼슘

골밀도는 뼈 안에 칼슘이 얼마나 있느냐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면 골밀도가 증가되고 뼈가 단단해지게 된다. 그러니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유, 멸치, 배추김치 등 칼슘이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

 

2. 비타민 D

비타민 D는 칼슘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건 자외선에 의해 피부에서 주로 생성되며, 일부는 음식으로부터 흡수된다. 햇볕을 쬐지 못하거나 영양섭취를 불충분하게 하면 비타민 D가 결핍될 수 있으므로 나이가 드신 분들에겐 비타민 D를 보충해 줄 필요가 있다.

 

3.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에스트로겐은 골밀도 유지에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다. 폐경이 되어 에스트로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 에스트로겐 대체요법을 시행한다면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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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스포스포네이트(biphosphonate)

골흡수를 강력히 억제하는 효과가 알려지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여러 가지 약제가 있지만 alendronate가 가장 널리 쓰이며, 척추골절의 발생을 47%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5. 꾸준한 운동

운동은 골다공증의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 테니스 선수들을 조사했더니 운동을 하는 쪽의 팔뼈는 운동을 안 하는 쪽에 비해 뼈의 밀도가 훨씬 높았다는 보고가 있고, 폐경기 여성에게 보행, 조깅, 계단 오르기를 9개월간 시켰더니 척추 골밀도가 5.2%나 증가했다. 그러니 골다공증을 걱정만 하지 말고 운동을 조금씩이라도 하자. 체중미달도 골다공증의 중요한 원인이니, 지나친 다이어트도 삼가는 게 좋겠다.

 

6. 식이요법

골다공증의 식이요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소금을 적게 먹어야 하고, 고기, 생선 같은 단백질과 야채를 가능한 한 매끼 섭취해야 한다. 저지방우유, 요구르트, 생선, 해조류, , 두부, 달래, 무청, 귤 등이 권장되는 음식이고, 인스턴트식품이나 시금치나 땅콩, 음주, 흡연, 탄산음료, 커피 등은 피해야 할 음식이다.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골밀도가 높은 사람들 중에는 10년 이상 차를 마신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차를 마신 기간이 길수록 골밀도가 높았는데, 이에 대해 조사를 해보니 차에는 불소(플루오린)와 식물성 에스트로겐, 망간(망가니즈) 등이 함유되어 있었고, 이것들이 골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추측되었다. 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은 여성분들은 이제부터 차를 한번 마셔보는 건 어떨까?

 

 

 

서민 /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다. 저서로 <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대통령과 기생충> 등이 있다.